오늘 승강장 근무를 하던중에 "쿵~" 소리가 나면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무슨일인가 해서 가보니, 지나가던 승객 중 한분이
간질발작을 일으킨 것이었습니다.
입에는 피가 섞인 거품(아마도 입술이 터져서 난 것
같았습니다.)이 나오고 손발은 마구 흔들렸습니다.
쓰러질 때 머리부터 떨어진 듯 이마에 상처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모여있던 분들 중 2분이 간질발작에 대해 잘 아셔서
발작을 하고 있을 때는 손대지말고 가만히 내버려두라는
것이라든가, 한 5분 정도 지나면 가라앉는데 그때 일으켜
앉게 해서 평안을 취하게 하라든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직원, 119 구급대를 부르고 해서 큰 일 없이 귀가조치
(119 구급대 아저씨들이 집까지 바래다 주었답니다)로
사건(?)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계속 근처를 떠나지 않고 있던 소년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아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가 무서운지 어머니가 자신을 불러도
근처에 다가가질 못하더군요. 저나 주위 사람들이 물어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정신지체인지 말을 못하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장애인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간질 발생 그 자체보다도 - 이거야 어쩔 수 없는 병이지만 -
어머니가 그렇게 쓰러져서 있는 것을 멀뚱히
바라만 보고 근처에 가지 않으려 하는 아이의 모습이
더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얼마나 더 답답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