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육식은 피하고 유기농야채 위주의 식사를 한다. 화학조미료를 피하다 보니 외식보다는 집에서 만든 음식을 먹는다. 옷도 천연섬유 소재를 고집한다.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명상, 요가, 기공 등을 통해 마음 건강도 추구한다.
요즘 유행인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족의 기본 생활이다. 이들의 생활패턴에 맞추어 유통업체들은 유기농식품, 공기청정기 등의 상품들을 집중 선전하고 있다.
요가나 아로마 등도 각광받는 상품이다. 이처럼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구와 이를 자극하는 상업주의의 결합이 웰빙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웰빙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 들 정도다.
웰빙족의 생활을 보면 입산수도하는 분들이 생각날 정도다. 이들이 국물을 내는 멸치까지 거부하는 철저한 채식을 한다면 스님들의 식생활이 될 것이고,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찾아 깊은 산속을 찾는다면 도닦는 사람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웰빙족과 수도하는 사람들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 도닦는 사람들에게 식생활과 차림새는 부차적인 것이다. 남에게 보여지는 외면적인 것보다 마음수양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경천동지하는 상황에서도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확고한 삶의 철학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면의 수양이 웰빙의 요체인 것이다.
한의학에서 볼 때도 마음 다스리기는 ‘건강한 삶’의 핵심이다. 먹거리로 인해 생기는 병보다는 마음에서 생기는 병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화를 너무 많이 내면 간이 상하고, 고민이 지나치면 비위 즉 소화기에 문제가 나타난다. 슬픔이 과하면 폐가 나빠지고, 공포가 지나치면 신의 기능이 떨어진다. 인간사의 일곱 가지 감정이 장부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어설프게 요가와 명상을 한다고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는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 매일 맛사지를 받고,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도 가정이나 사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 건강이 망가질 수 있다. 반면에 외식 한 번 못할지라도 가족과 함께 저녁산책을 즐길 수 있고, 웃음이 가득한 식탁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그 자체가 행복일 것이다. 힘든 일상일지라도 가족과 주변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는 여유, 그들과의 따뜻한 교감, 조그만 것에 감사하는 태도를 갖는 마음 만들기가 진정한 의미의 웰빙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