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progh2
지루한 것에서 벗어나 재미난 것 속으로 풍덩~☆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공포'에 해당되는 글 2

  1. 2008.05.09 오늘의 잡담
  2. 2008.04.19 두려움 대처법 / 천재 / 공포와 불신의 원인
백만년만에 모 사이트 조금 수정.
그래도 내가 작성한 페이지는 나름 당시에 고민한 덕분에
이정도 수정이야 스슥하면 끝나게 된다.
문제는 그러한 구조에 대해 이해하려는 사람도 없고 하려는 사람도 없는 것.
어딜 가나 이쪽 일에 있어서는 사람이 부족하다.
뭐, 이유야 나불나불 쭉 쓸 수 있겠지만...

이상하게 나는 '오래된' 것과 관련이 깊다.
한물 간 MD라던가 옛날에 버전업이 끝나버린 테터툴즈 클래식을 모 처에 설치하고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던가, 인터넷 여명기에 쓰였던 게시판 소스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던가
이제는 지하철에서 구경하기 힘들어진 클리에 PDA를 가지고 있다던가 등등등.
당시에는 하이테크, 최신, 고성능이란 딱지가 달렸던 것들이
어느새 배추잎 몇 장 또는 거져 줘도 안가져가는 그런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
안타깝다. 뭐 이렇게 말해도 사과사에서 나온 접촉 같은 최~신 제품들을
접해보고 싶은 것은 사실이니.. 하지만 신기한 것은 그런 제품들도
과거에 비슷한 컨셉의 제품들이 했던 실수나 단점들을 개선하지 않은 상태로
답습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사용자와 개발자의 시각 사이의 갭일까?

어쨌거나 내 나이도 어느덧 지금 나이가 되어서
내 인식은 그렇지 않지만 내 밖에서 보는 '나'는 꽤 나이가 먹었다.
나도 그런 '오래된' 것으로 서랍 속으로 향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벌써 삶을 다 산 느낌이랄까?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삶을 다 살았다니.
프랭클린 왈 어떤 사람은 25살인가에 죽고서는 75살인가에 장례식을 치른다고 했는데
내가 딱 그 꼴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다 죽어가는 소리를 쓰면서도
아까부터 갓 태어난 모기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내 유일한 방공무기인 에프킬라 매트가 뜨뜻하게 독향을 퍼올리고 있지만
팔팔한 모기녀석에게는 별 감흥도 안가나보다.
아니면 죽음의 질주라도 벌이고 있는 것인지.

겉보기와는 전혀 다르게
곤충에 과거 죄가 있어서 곤충을 피하게 되어
모기 한 마리 못잡게 되었다.
요즘 읽고있는 책인 '착각하는 뇌'에서 나오는 공포의 유형 중
첫 번째인 '어떤 계기'로 공포심이 학습된 경우이다.
이 책의 내용대로라고 한다면
곤충을 죽이는 '연습'을 여러번 해서 익숙해진다면
이렇게 피해다니지 않아도,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되겠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다.
일단은 곤충도 생명이고, 그 생명을 우습게 장난감처럼 여겼던
내 자신에 대한 경계도 포함된 것이니까...

어렸을 때는 잠자리채 들고 나다니며 이것 저것 잡곤 했었는데
지금의 나는 전혀 상상이 안간다.


ps.
요즘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도
열심히 오래된 - 일반적인 기업 등에서는 퇴역당했을 - 컴퓨터들을 고치느라
시간들을 다 보내고 있다.
또한 내가 담당하고 있는 사이트도 새 사이트가 업체에 의해서 작성되고 있는 바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곳을 담당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투덜투덜거리며 대부분을 뜯어 고쳐왔지만... 뭐 새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기부한다는데
거부할 이유는 없다. 제발 제대로 만들어서 주길 바랄 뿐.

종종 내가 장의사인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완성'을 본 후 생을 마감해 가는 황혼의 시기에 있는 그런.
숫자 8과 연관이 많은 것도 그런 무엇인가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progh2

"믿으세요. 아까 말했죠? 믿고 있으면 두려움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즐거운 추억이나 누군가를 사랑했던 일, 울었던 일이나 어린 시절의 일들, 장래의 계획, 좋아하는 음악 등 무엇이라도 좋아요. 그런 것들을 줄곧 생각하고 있으면 두려울 게 없어요."


"할아버지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셨어요. 할아버지는 머리를 텅 비게 할 수 있죠. 천재란 그런 것예요. 머리를 텅 비워 놓으면, 사악한 공기는 머리 속으로 들어올 수 없는 것이죠."


  사람은 무언가를 달성하려고 할 때에 아주 자연스럽게 다음의 세 가지를 파악한다. 자신이 지금까지 얼마나 일을 해냈는가? 지금 자신은 어떤 위치에 서 있는가? 이제부터는 어느 정도의 일을 하면 되는가? 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박탈당하고 나면, 뒤에는 공포와 불신과 피로감밖에는 남지 않는다.

  지금 내가 처한 입장이야말로 바로 그런 상태였다. 단지 기술적으로 이 상황이 얼마나 어렵다든가 혹은 쉽다든가 하는 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자신을 어디까지 컨트롤 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from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2 by 무라카미 하루키

posted by progh2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