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5. 2. 01:44
옛날카테고리/함장(?)일지
보람이의 미니홈피에 남긴 채식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나의 잡설..
보람이의 글 :
원문: http://cyworld.nate.com/pims/board/general/board_view.asp?tid=16347012&board_no=1&item_seq=40696460
새롬이가 갈비를 뜯고 있다.
조금 오래 집에 들어오지 않게 될 때,
쓸쓸해하는 새롬군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냉동실에 호일에 꼭꼭 싸둔 갈비를 열어보인다.
하나주면 좋아라 입에 물고
마치 집에서 모두 나가주길 바라는 냥 경계태세를 보인다.
난 갈비하면 떠오르는 것이
외식할 때 먹는 양념갈비이다.
양념이 잘 배게 사선으로 칼질된 먹음직스런 모습.
어릴 때만 해도 소고기 하면 좋고 비싼 고기이고,
그 고기를 먹고 자라는 애들이 땟갈이 좋은 줄 알았다.
필수단백질에 고영양식이 아니던가.
그러나 요즘은 웰빙시대를 맞아 사람들이 고기 섭취를 줄이고,
먹는다고 해도 지방이 적은 부위나 특별한 사료를 섭취한
기능성 고기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나도 같은 개념에서는 아니지만 고기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아직 채식주의자는 되지 못했지만, 그래야 될 의무감이 생겼다.
채식주의자, 하면 왠지 깡말라서는 왠지 모든 일을 이성적으로만
판단할 것 같은 여자의 이미지가 문득 떠오른다.
그렇지만 생명이나 사회적 윤리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까다롭게 음식을 가리는 사람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이라는 책을 보면
동물들이 사람에 의해 '다루어질 수 있는' 존재라는 이유로
무지막지하게 억압받고 끝내는 고통속에서 생명을 마감하는
처절한 참상들을 읽을 수 있다. 동물의 생명이라고 해서
'뭐...하늘이 다 먹으라고 주신 것 아니겠어.'라는 말은
참 무책임한 말이다. 우리가 소농장, 돼지농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눈을 가리고선 음...고기는 맛있으니까 먹어줘야해,
라는 건 잘못된 일을 알면서도 눈만 감으면 되는 요즘 세태와
닮아있는 것 같아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한다.
그게 요즘 내가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이다.
내가 좋아하는 요리잡지 쿠캔은
기획 기사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고기를 먹어야 하는가?"
를 연재하고 있다. 고기엔 탄닌 성분이 많아, 기분을 좋게 해준다는 것과 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지고 피부가 고와진다는 등의 여러 이유를 들고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고기가 아닌 다른 음식에서도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늘은 다른 양식들도
큰 손으로 인심좋게 푹푹 담아 내주시질 않았는가.
자신의 윤리에만 맞게 살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그래도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한다.
나 아닌 누군가가(동물이든 사람이든)
나에 의해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
*****
이러한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고등어 같은 생선들은 맛있게 먹어준다.
바다에서 놀다가 나한테 먹히는거야...라는 변명을 남기며.
새롬군은 알까?
그에겐 맛있기만 한 양념갈비 한 조각이
나에겐 이런 잡다한 생각들을 남긴다는 걸.
내 생각은.. (조금 길다)
보람이의 글을 보면, 왜 육식을 하면 안되는지에 대한 고뇌가 담겨있다. 분명 보람이의 말도 일리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자 한다면, 하면 된다. 하지만 보람이도 알고 있겠지만, 세상에는 "반드시 옳은 것"이라는 것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동물을 인격체로 본다면 그것은 살육이며 그 키우는 과정또한 '물건취급'하는 것으로 학대행위 등이 포함되어 있어 과정 자체가 올바르지 않다. 그것을 알면서도 ( 또는 알 기회가 없는 상태로 ) 인류는 육식을 해왔다. 흔히 "육식동물"들이 다른 동물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식량으로 삼기위해 이빨로 물어뜯었을 때 아펐는지, 어떤 기구한 삶을 살았으며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 신경쓰지 않고 단지 "자신의 개체를 유지하기 위한 존재"라는 본능으로 살아가는 것과 비슷하다. 사람도 이러한 육식동물(정확히는 잡식이지만..생물적으로 보았을 때)의 한 부류에 속한다.
내가 가진 입장은, 인간의 식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꿀 무언가가 등장하기 전에는 육식을 식품 리스트에서 제거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예를들면 세포 배양을 통해 육식의 대체 물질인 단백질배양고기bar 알파-원! 같은 것이 나온다던가 하는 식이다. 너무나도 먼 미래일까?
어쩌면 이 시대가 되면 단세포를 생명의 개체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단순한 단백질 기계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을지도 모를꺼란 생각도 든다.
위의 육식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는 "인격체"와 "생명"의 선을 어디에 두고 어디까지 존엄성 등을 인정해주어야 하느냐가 달려있다.
딜레마다. 이러한 것은.
마치, 우리나라에서 개고기 먹는 것을 인격과 지성을 지닌 개를
왜 먹느냐고 외국에서 맹비난 하지만, 정작 그 나라에서는 개와
비슷한 정도의 인격과 지성을 지닌 것으로 생각되는 말을 먹는
것이 당연시 하는 것과 같다. 특히 소, 돼지의 예를들면 더더욱
그렇다. 분명 단세포 한조각과 똑똑한 강아지...의 차이는 보기엔
커보이지만, 무언가 다른 것이 정말 있는 것일까?
영혼이라든가 - 다른 정신적 무언가를 가정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생명체란 것도 자율행동기계에 불과한 것이 되버리겠지.
하지만 거꾸로 보면, 그러한 단세포 한조각 - 대장균이라 할까? -은
단순하니까 그러한 것을 생각 안하고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
만약 그런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이 있다면, 그 수준을 어디까지로
제한해야 하는 것일까? 다시말하며 인간중에서 지능이 모자르고
뭐 그런 존재가 있다면 그 사람도 그러한 것을 당해도 된다는 것인가?
또한 식물도 행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먹어도 된다는 것인지..
식물또한 느끼고 그에따라 행동과 자람이 변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동물과는 다른 형태이긴 하지만..
(예를들어 가위같은 위해스러운 도구를 가까이 하면 내부
전파(?)값의 폭이 심해지고 안전한 도구나 음악들을 들려주면
안정한 파가 나타난다는 식...)
...이렇게 되면 일본의 사상에 주로 나오는 모든 물체에는
혼 - 고스트 - 이 존재한다고 믿을 수 밖에 없게 되는건가?
불교에서 그러듯이 세포하나하나에도 존재한다면, 어디가
가려워서 긁을 때마다 성불하세요라고 말해주어야 하는건가..
어찌보면 인간이란 동물 혼자서 쇼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위엄이고 영장류고 뭐고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하는 단백질
기계의 행위일지도.. 우주의 입장에서 본다면 - 우주가 인간같이 생각할 수 있는 존재라면 - 지구에서의 인간의 존재는 파리같이 쓸데없이 휘젓고 다니는 존재일테니까.
...뭐라고 주절주절 글을 썼지만, 요는 나는 고기를 좋아한다인 것일까? 하지만 콩단백 같은 것도 좋아한다. 즉 "고기"라는 존재가 아니라 "고기같은 것"을 먹는 행위를 좋아하는 것일 뿐이다.
보람이의 글 :
원문: http://cyworld.nate.com/pims/board/general/board_view.asp?tid=16347012&board_no=1&item_seq=40696460
새롬이가 갈비를 뜯고 있다.
조금 오래 집에 들어오지 않게 될 때,
쓸쓸해하는 새롬군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냉동실에 호일에 꼭꼭 싸둔 갈비를 열어보인다.
하나주면 좋아라 입에 물고
마치 집에서 모두 나가주길 바라는 냥 경계태세를 보인다.
난 갈비하면 떠오르는 것이
외식할 때 먹는 양념갈비이다.
양념이 잘 배게 사선으로 칼질된 먹음직스런 모습.
어릴 때만 해도 소고기 하면 좋고 비싼 고기이고,
그 고기를 먹고 자라는 애들이 땟갈이 좋은 줄 알았다.
필수단백질에 고영양식이 아니던가.
그러나 요즘은 웰빙시대를 맞아 사람들이 고기 섭취를 줄이고,
먹는다고 해도 지방이 적은 부위나 특별한 사료를 섭취한
기능성 고기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나도 같은 개념에서는 아니지만 고기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아직 채식주의자는 되지 못했지만, 그래야 될 의무감이 생겼다.
채식주의자, 하면 왠지 깡말라서는 왠지 모든 일을 이성적으로만
판단할 것 같은 여자의 이미지가 문득 떠오른다.
그렇지만 생명이나 사회적 윤리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까다롭게 음식을 가리는 사람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이라는 책을 보면
동물들이 사람에 의해 '다루어질 수 있는' 존재라는 이유로
무지막지하게 억압받고 끝내는 고통속에서 생명을 마감하는
처절한 참상들을 읽을 수 있다. 동물의 생명이라고 해서
'뭐...하늘이 다 먹으라고 주신 것 아니겠어.'라는 말은
참 무책임한 말이다. 우리가 소농장, 돼지농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눈을 가리고선 음...고기는 맛있으니까 먹어줘야해,
라는 건 잘못된 일을 알면서도 눈만 감으면 되는 요즘 세태와
닮아있는 것 같아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한다.
그게 요즘 내가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이다.
내가 좋아하는 요리잡지 쿠캔은
기획 기사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고기를 먹어야 하는가?"
를 연재하고 있다. 고기엔 탄닌 성분이 많아, 기분을 좋게 해준다는 것과 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지고 피부가 고와진다는 등의 여러 이유를 들고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고기가 아닌 다른 음식에서도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늘은 다른 양식들도
큰 손으로 인심좋게 푹푹 담아 내주시질 않았는가.
자신의 윤리에만 맞게 살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그래도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한다.
나 아닌 누군가가(동물이든 사람이든)
나에 의해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
*****
이러한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고등어 같은 생선들은 맛있게 먹어준다.
바다에서 놀다가 나한테 먹히는거야...라는 변명을 남기며.
새롬군은 알까?
그에겐 맛있기만 한 양념갈비 한 조각이
나에겐 이런 잡다한 생각들을 남긴다는 걸.
내 생각은.. (조금 길다)
보람이의 글을 보면, 왜 육식을 하면 안되는지에 대한 고뇌가 담겨있다. 분명 보람이의 말도 일리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자 한다면, 하면 된다. 하지만 보람이도 알고 있겠지만, 세상에는 "반드시 옳은 것"이라는 것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동물을 인격체로 본다면 그것은 살육이며 그 키우는 과정또한 '물건취급'하는 것으로 학대행위 등이 포함되어 있어 과정 자체가 올바르지 않다. 그것을 알면서도 ( 또는 알 기회가 없는 상태로 ) 인류는 육식을 해왔다. 흔히 "육식동물"들이 다른 동물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식량으로 삼기위해 이빨로 물어뜯었을 때 아펐는지, 어떤 기구한 삶을 살았으며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 신경쓰지 않고 단지 "자신의 개체를 유지하기 위한 존재"라는 본능으로 살아가는 것과 비슷하다. 사람도 이러한 육식동물(정확히는 잡식이지만..생물적으로 보았을 때)의 한 부류에 속한다.
내가 가진 입장은, 인간의 식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꿀 무언가가 등장하기 전에는 육식을 식품 리스트에서 제거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예를들면 세포 배양을 통해 육식의 대체 물질인 단백질배양고기bar 알파-원! 같은 것이 나온다던가 하는 식이다. 너무나도 먼 미래일까?
어쩌면 이 시대가 되면 단세포를 생명의 개체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단순한 단백질 기계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을지도 모를꺼란 생각도 든다.
위의 육식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는 "인격체"와 "생명"의 선을 어디에 두고 어디까지 존엄성 등을 인정해주어야 하느냐가 달려있다.
딜레마다. 이러한 것은.
마치, 우리나라에서 개고기 먹는 것을 인격과 지성을 지닌 개를
왜 먹느냐고 외국에서 맹비난 하지만, 정작 그 나라에서는 개와
비슷한 정도의 인격과 지성을 지닌 것으로 생각되는 말을 먹는
것이 당연시 하는 것과 같다. 특히 소, 돼지의 예를들면 더더욱
그렇다. 분명 단세포 한조각과 똑똑한 강아지...의 차이는 보기엔
커보이지만, 무언가 다른 것이 정말 있는 것일까?
영혼이라든가 - 다른 정신적 무언가를 가정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생명체란 것도 자율행동기계에 불과한 것이 되버리겠지.
하지만 거꾸로 보면, 그러한 단세포 한조각 - 대장균이라 할까? -은
단순하니까 그러한 것을 생각 안하고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
만약 그런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이 있다면, 그 수준을 어디까지로
제한해야 하는 것일까? 다시말하며 인간중에서 지능이 모자르고
뭐 그런 존재가 있다면 그 사람도 그러한 것을 당해도 된다는 것인가?
또한 식물도 행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먹어도 된다는 것인지..
식물또한 느끼고 그에따라 행동과 자람이 변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동물과는 다른 형태이긴 하지만..
(예를들어 가위같은 위해스러운 도구를 가까이 하면 내부
전파(?)값의 폭이 심해지고 안전한 도구나 음악들을 들려주면
안정한 파가 나타난다는 식...)
...이렇게 되면 일본의 사상에 주로 나오는 모든 물체에는
혼 - 고스트 - 이 존재한다고 믿을 수 밖에 없게 되는건가?
불교에서 그러듯이 세포하나하나에도 존재한다면, 어디가
가려워서 긁을 때마다 성불하세요라고 말해주어야 하는건가..
어찌보면 인간이란 동물 혼자서 쇼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위엄이고 영장류고 뭐고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하는 단백질
기계의 행위일지도.. 우주의 입장에서 본다면 - 우주가 인간같이 생각할 수 있는 존재라면 - 지구에서의 인간의 존재는 파리같이 쓸데없이 휘젓고 다니는 존재일테니까.
...뭐라고 주절주절 글을 썼지만, 요는 나는 고기를 좋아한다인 것일까? 하지만 콩단백 같은 것도 좋아한다. 즉 "고기"라는 존재가 아니라 "고기같은 것"을 먹는 행위를 좋아하는 것일 뿐이다.
posted by
progh2